이름은엉터린데 맛은 엉터리가 아닌 엉터리통닭
동네에 정말 허름한 치킨집이 하나 있는데
이름은 '엉터리통닭'이지만 맛은 엉터리가 아니다.
소문낫 통닭 맛 때문인지 한쪽벽면에는 연예인들의 싸인들이 빼곡히 걸려있고,
실제로 나도 이 가게에서 연예인을 몇번 본적이 있기도 했다.
어제 간만에 치맥을 하러 친구들과 엉터리통닭에 들렀는데,
우리가 도착하기 직전에 통닭집 아주머니가 남편분과 싸우셔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화를 삭히고 계셨다.
친구와 내가 남자들은 젊으나 늙으나 그렇다며
아주머니 비위를 맞춰주고 나니 마음이 조금 풀리셨는지
그제서야 웃으며 맛있게 통닭을 튀겨 주겠다 하셨다.
그러다 또 지난 일요일에 이상윤이 가게에 영화를 찍으러 왔었는데
마음이 상한 일이 있었다며 푸념을 늘어 놓으셨다.
그러다 문득 내가 영화 제목이 뭐냐고 물으니
크리스마스 어쩌고 잘 기억이 안난다며 얼렁뚱땅 대답을 하셨다.
그렇게 맘이 풀린 아주머니가 튀겨준 맛있는 통닭에 맥주 오백을 들이키고
기분 좋게 집에 돌아 갔었다.
그러다 오늘 문득 이상윤이 아주머니 가게에서 찍고 갔다는 영화가
무슨 영화였나 궁금해 찾아보니 "산타바바라"라는 영화였다.
그걸 알고선 혼자 얼마나 한참 웃었는지 모른다. '
산타'를 기억하고선 크리스마스를 얘기했을 것 같은 아주머니의 예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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